필리핀 클락에서 골프장 프로로 20년 넘게 일하면서, 직원들에게 정말 많이 들은 질문이 있다.
"한국에 돈 벌러 갈 수 있어요?"
처음엔 그냥 지나가는 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계속 물어본다. "초청장 좀 보내주세요", "제가 개인적으로 초청장 보내도 되나요?", "마닐라 한국 대사관에서 그런 서류를 인정해주나요?" — 이런 구체적인 질문들이 반복해서 들어온다.
여자 직원들은 서툰 한국말로 조심스럽게 물어보기도 한다. 한국어 시험 공부를 하고 있다고. 계절 근로자 비자에 대해 묻는 사람들도 있다.
그 질문들이 가르쳐 준 것
그분들의 절박함은 진심이었다. 다만 그분들에게 필요한 건 초청장과 비자, 시험 합격이었고, 그건 골프 프로인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한국어는 그 길 위에서 넘어야 하는 산이었다.
그 질문들을 오래 듣다 보니, 말문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오히려 선명해졌다.
말문은 비자가 아니라 대화를 돕는다
말문은 사람을 한국에 보내 주는 곳이 아니다. 초청장도, 비자도, 취업 알선도 하지 않는다. 대신 한국 문화와 사람에게 관심이 생긴 사람이라면, 어느 나라에서 왔든 한국 사람과 진짜로 대화할 수 있게 돕는다.
20년 동안 골프장에서 여러 나라 사람들을 만나며 배운 게 있다. 사람마다 배우는 방식도, 궁금해하는 것도 다 다르다. 그래서 정해진 교재보다 그 사람이 한국어를 배우려는 이유에서 시작하는 수업이 맞다고 믿는다.
말문이 가야 할 방향
말문은 "한국 가서 돈 벌게 해주는 곳"이 아니다. 한국 문화와 사람에 진짜 관심이 있고, 그걸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어 배우려는 사람들을 위한 곳이다. 그게 지난 20년 골프장에서 수많은 질문을 들으며 깨달은, 말문이 있어야 할 자리다.